1. 드디어 문을 연 자전거 가게
  2. 첫 라이딩
  3. 도로 한가운데서 얼어붙다
  4. 여행 경로
  5. 여행 경비

드디어 문을 연 자전거 가게

오늘은 드디어 말레이시아를 향해 라이딩을 시작하는 날이라서 출발 준비가 끝나야 했는데 어제 닫혀있던 자전거 가게로 인해 초조해진 우리는 아침부터 서둘러 자전거를 끌고 다시 어제 들렸었던 가게에 갔는데 여전히 닫혀있어서 완전히 망연자실했다.

급한 김에 이리저리 현지인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간 자전거 가게마다 모두 문이 닫혀있어서 완전히 지쳐버렸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전거 가게 개점 시간이 우리나라에 비해 매우 늦어서 그랬다…(개점 시간을 모르니 안 해도 될 고생을 사서 했었던) 6곳 정도의 자전거 가게를 오전 내내 돌아다니다가 오후 1시쯤에 처음에 찾아갔던 가게를 찾아가니 그제야 열려있어서 자전거를 조립하고 준비를 마쳤다.

Friend with bicycle engineers



첫 라이딩

이제서야 진짜 자전거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

Blogger and friend with assembled bicycles


길을 찾는 건 주로 mrkyia가 구글 맵을 이용했다.(앞으로의 자전거 여행 동안 김네비 역할을 한다.) 싱가포르의 길은 생각 외로 좋았다. 사실상 인도로 많이 달렸지만, 자전거로 주행할 만큼 아주 넓었고 신호 체계도 잘 잡혀있고, 횡단보도도 잘되어있었다. 특이하게도 횡단보도 신호등은 건널 사람이 스위치를 눌러야 다음 타이밍에 신호가 열리는 방식이었는데, 버튼의 존재를 몰랐던 우리는 안 누르고 한동안 멍하니 기다리다가 신호등이 고장 난 건지 의심하기도 했었다.

Blogger and friend making ridiculous faces


싱가포르 도로를 주행하는 동안 보이는 교통수단은 주로 차가 대부분이었고 오토바이와 자전거는 가끔 보일 정도였다. 그렇게 약 30km 정도를 달려 출입국 관리소에 거의 도달했을 무렵에 좌측에 사이클 전용 도로가 나왔는데…

The road we were leaving Singapore



도로 한가운데서 얼어붙다

난 그곳에서 완전히 얼어붙어 버렸다. 하필 퇴근 시간의 도로 위로 수십 또는 수백 대의 오토바이가 쌩쌩 대며 달려가는데 도저히 그 길에 끼어들 엄두가 나질 않았다.

당시에는 너무나도 당황해서 사진 찍을 겨를도 없었기에 다른 분의 사진을 인용했다.

The crowded queue of motorcycles
책상에서 즐기는 여행 이야기


일단은 자동차들이 지나다니는 곳으로 따라 들어갔는데 조금 더 들어가니 중간부터는 오토바이 전용 도로로 가는 길이 막혀있어 당황했고, 경비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다시 전용 도로로 들어서니, 결국 다시 수많은 오토바이 사이에 반드시 끼어들어 가야만 했다.

mrkyia가 먼저 용기 내어 천천히 끼어들어 들어가고 나니 혼자남은 나는 오토바이 3대 남짓 들어갈 만한 너비에 빼곡히 들어찬 오토바이들 틈에 들어갈 자신이 없어 앞에 현지인 경비에게 도움의 눈빛을 보냈지만, 그는 무조건 그 사이에 끼어들라고 재촉할 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mrkyia는 점점 멀어지고 있고, 오른쪽에서 밀려오는 차와 왼쪽에서 밀려오는 오토바이들 사이에 낀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도로로 진입했는데 망설였던 공포와 달리 나의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던 오토바이들이 양보해 주며 정지해 줘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막상 끼어들고 나니 아무것도아니었던…)

수많은 오토바이 사이에 끼어서 싱가포르 출국 심사를 마치고 오토바이들 사이로 죽을힘을 다해 오르막길을 올랐더니 말레이시아 입국심사대가 나왔다. 빨리 끝내고, 그냥 아무 데나 눕고 싶은 기분이었는데 (군대에서도 이 정도로 긴장은 안 했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오토바이 수백 대가 꽉 막힌 채로 정차되어 있고… 곳곳에서 경적을 수없이 울리고 이상한 야유를 하지 않나… 나의 사고와 청각이 마비된 것만 같고 말 그대로 패닉상태였던 것 같다.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을 때 mrkyia가 옆에 청년과 대화해서 (자전거니까 들고 옆길로 빠지라는 조언을 들은 것 같다) 사이에 콘크리트 길을 이용하여 순식간에 빠져나오는 데 무섭게 생긴 그들은 외모나 분위기와 달리 흔쾌히 길을 비켜주었고 마치 모세의 기적같이 오토바이 수백 대들 사이에 길이 생겨서 우리에게 길을 양보해 주었다. (당시엔 정말 무서웠는데 모든 게 다 지나가고 쉬면서 생각해 보니 참 친절한 사람들일세…) 드디어 그 이륜차 지옥에서 탈출하고 나오면서 보니 몇몇 수상한 오토바이 운전자의 짐을 검색하는 것을 보니 불시 검문을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하고 무서운 다시 없을 경험이었다.

그렇게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진입하는데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쉬던 중에 샘이라는 자전거 가게에서 일하는 열정 넘쳐 보이는 친구가 시내까지 길 안내를 해준다고 하여 따라가다 도착지가 진짜 시내인지 아닌지도 관심 없을 정도로 너무 피곤한 나머지 바로 근처에서 숙소를 잡았다. (샘 따라가는데 나는 자전거를 타고 도로 정중앙을 처음 달려봐서 얼마나 후덜거렸는지…)


90링겟 방이라기엔 수지타산이 안 맞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았던 호텔이었는데 (사실 둘 다 멘탈이 반쯤 날아가서 그런지 숙소는 싼 곳을 알아보고 다니려고 했었는데 그럴 정신도 없었다.) 몹시 지쳤던 우리는 씻고 휴식을 취하다가 몰려오는 배고픔에 호텔 앞 식당에 가서 치킨라이스와 미고랭을 시켰다. 미고랭은 말레이시아의 볶음면 요리로 매콤 고소한 맛이 너무나도 입맛에 잘 맞아서 이후 여행 중에도 자주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Blogger having dinner Friend having dinner


식사 후 오늘 너무 배고팠던 것을 상기하며 비상식량으로 초코바를 몇 개 구매 후 숙소에 돌아와 잠들었다.

The night view in Johor bahru



여행 경로

추정 주행 거리 : 약 40km



여행 경비

경비는 2인 기준이며, 돌려받은 숙박 보증금을 제외하고 계산한 금액이다.

Budget book


2013.12.16 현지 통화 원화
자전거 조립비 38 SGD 31,825원
점심 식비 12.8 SGD 10,720원
총합 50.8 SGD 42,545원


2013.12.16 현지 통화 원화
콜라 4.2 MYR 1,351원
음료수 4 MYR 1,287원
호텔 숙박비 90 MYR 28,971원
저녁 식비 13 MYR 4,184원
초코바 12.5 MYR 4,023원
총합 123.7 MYR 39,819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