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시작
바람막이와 맨투맨 티셔츠를 입고도 쌀쌀했던 아침, 7시부터 시작된 투어 픽업. 하지만 필자의 숙소 위치가 중심가와 거리가 조금 있기도 하고, 우리가 이동할 동선의 큰 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사실상 가장 마지막에 탑승하게 되었다.
페루의 규모가 작은 동네의 시내버스들은 아래와 같이 작은 밴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래서 시내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우리 투어 회사 밴인가 자꾸 확인했었다.
드디어 도착한 진짜 투어 회사 밴. 페루인 9명, 프랑스인 1명, 포르투갈 커플 2명으로 필자까지 총 13명으로 밴의 좌석이 꽉 찬 만석이었다.
식당으로 이동 중 안토니오 레이몬디라는 지리학자이자 과학자로서 페루의 미개척 환경 탐사에 큰 업적을 남긴 이탈리아인에 대한 설명을 스페인어로 들으면서 이동했는데, 처음에는 열심히 들었으나 솔직히 그런 사람 자체에는 관심이 없어서 금방 흥미를 잃었다.
투어 중 직접 움직여야 하는 부분에서는 확실히 난이도가 낮았지만, 밴에 탑승한 채로 산 위를 오르고 내려오는 과정은 정돈되어 있지 않은 비포장도로를 무작위로 주행하는 느낌이라서 차가 많이 흔들리기 때문에 멀미가 심하시거나 예민하신 분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준비가 필요하실 것 같다.
빌라 마리아 투어리스트 식당
도착한 아침 식당. 이곳에서 미리 점심 메뉴까지 주문하고 결제까지 완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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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이킹 거리 자체가 짧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하이킹이니까 든든하게 먹고 올라가기 위해 치즈, 계란과 아보카도가 모두 들어간 트리플 빵을 주문했다. 솔직히 이 정도 빵은 나도 만들겠다 싶은 비전문적인 요리인 데다 가격도 비싸니까 가능하다면 더 일찍 기상해서 시내에서 아침을 먹고 오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필자도 알면서도 잘 안되기는 했다)
식사를 마치고 풍경을 구경 중에 꿀을 마시는 벌을 발견했으나, 찍으려고 하니까 바로 날아가 버리더라고요
우아스카란 국립 공원
이동 중에 옆자리에 앉은 페루 여성 필라르씨가 건네준 땅콩과 건포도. 따로 식사를 안 하시고 이걸로 끼니를 때우시는 듯했다. (사실, 이때까지는 성함도 몰랐었다)
파론 호수 입구
뒷좌석에서 찍은 사진이라 잘 보이지는 않지만, 바리케이드가 내려와 있고 이곳에서 입장료를 내야 한다. 파론 호수의 경우에 페루인은 5솔, 외국인 여행객은 10솔이었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다시 호수로 올라가던 중 걸어 올라가는 노인분과 마주쳤는데, 흔쾌히 자신이 앉아 있던 작은 의자를 내주시던 가이드분. 사실 가이드분도 연세가 꽤 있어 보였는데,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듯했다.
하이킹 시작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급작스럽게 시작된 하이킹. 가이드분은 같이 올라가지 않으셨고, 약속 시간만 알려준 뒤 자유롭게 올라가거나 바로 아래의 호수를 즐길 수 있었다.
사실 도착한 순간부터 눈을 어디로 돌리든 이미 아름다운 풍경이 자리 잡고 있다. 사진으로는 정말 담아낼 수가 없었던 아름다운 우안도이산
나중에 등장하는 바위 지역을 제외하고는 길도 나쁘지 않고 오르는 것이 아주 어렵지 않았다.
This is not a competition! 이상하게 산에만 왔다 하면 1등 하겠다고 무아지경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불현듯 정신 차리고 천천히 즐겨보았던 바위와 눈 덮인 산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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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한 바위 지역. 잦은 하이킹 방문객들을 위해 경로의 바위들은 비교적 잘 정돈되어 있긴 했으나, 확실히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었다.
우안도이산 위에서 내려다본 파론 호수. 에메랄드 빛깔의 호수가 참 아름다웠다.
240도 파노라마 우안도이산 하이킹
파론 호수 전망대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도착한 전망대. 올라온 난이도에 비하면 말도 안 되는 절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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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기의 영향이 조금 있는 듯한, 짙은 구름으로 인해 뒤편의 눈 덮인 설산이 많이 가려져 있었다.
240도 파노라마 파론 호수 전망대 전경
올라온 거리는 짧았지만 그래도 해발 4,200m 기념사진도 찍어주고
사실 그 뒤에는 진짜 광란의 촬영 시간이었다. 눈에 담기는 곳곳이 모두 아름다워서 어색했던 투어 일행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 사진 찍어주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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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
아직 여유 시간이 많았지만, 산 아래에서 바라본 호수도 보기 위해서 산에서 내려가는 길
사실 올라올 때는 그냥 일행들 가는 길로만 따라와서 발견하지 못했는데, 안전한 경로를 알리는 화살표가 곳곳에 존재했다.
파론 호수
우안도이산을 내려와서 파론 호수로 가는 짧은 길
그리고 도착한 에메랄드 빛깔의 파론 호수. 자꾸 아름답다는 단어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외에는 이를 설명할 수가 없었다.
240도 파노라마 파론 호수 전경
남는 건 사진 뿐이라던데, 사진 찍어주다 자연스럽게 동행하게 된 일행들과 사진 삼매경
이것을 혼자 여행하는 사람의 장점이라고 해야 할지, 사람 심리가 가족이나 연인들에게는 방해하지 않으려고 쉽사리 다가가지 않는데, 혼자 여행 다니는 사람끼리는 편하게 금방 가까워지는 그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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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헬라다 호수 오르는 길
아직 약속 시간까지 30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서, 마냥 가만히 있기는 아까우니까 옆의 트레킹 코스를 조금 걷기로 했다.
사실 워낙 파론 호수의 명성이 유명해서 파론 호수 투어를 선택한 것인데, 만약 미리 알았다면 필자는 콘헬라다 호수 트레킹을 신청했을 것 같긴 하다. 트레킹 시작 지점의 감동이 이럴진대 카라즈 산 위 얼어붙은 호수의 감동은 어땠을까?
그러나 다음날 69 호수 트레킹도 있었고, 굳이 왔던 장소를 어쨌든 다시 오는 것이 내키지도 않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미 파론 호수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장소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더 이동하면 돌아가는 길에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호수와 작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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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것도 아닌데 자연히 흘러내리고 있던 물. 이런 게 약수인가…?
하루 동안 도움을 많이 받았던 투어 일행들. 여기에 프랑스 변호사분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같이 남긴 사진이 없었다. 왼쪽의 남성분은 리마에서 오신 페루인이고 오른쪽의 필라르씨는 카스트로비레이나라는 마을에서부터 혼자 여행 중이신 페루인이었다.
다른 일행들이 모두 돌아올 때까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기다렸는데(무려 40~50분을 서서 기다리게 될 줄은 몰랐죠…) 페루 가족과 포르투갈 커플이 뒤늦게 전망대에서 내려오시더니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또 호수를 내려가시더라고요?
에… 느려도 너무 느리셔서 나중에는 기사 아저씨도 분노의 경적을 마구 울리셨다는 후문이…
돌아오는 길
점심시간
점심으로 주문했던 메뉴는 다른 메뉴들이 딱히 끌리지 않아서 타야린 살타도를 주문했었다. 솔직히 다른 부분들은 일행들과 함께여서 좋았는데, 밥 먹는 시간만큼은 뭔가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어서 편하게 요리를 음미하면서 먹기는 힘들었다. (심지어 필자의 요리가 제일 먼저 나왔다)
게다가 리마 출신 페루인 분이 마라꾸야 주스를 병째로 공유하셔서, 필자도 뭔가 사야 할 것 같아서 치차 모라다 주스를 한 병 구매하게 되었다. (물론 치차 모라다가 좋아서요)
산타 로사 아이스크림 가게
디저트까지 챙겨주는 투어(아니고 상술)
가격은 좀 비싸긴 했지만, 과일 자체만으로도 달콤했던 치리모야 맛이 궁금하기도 했고, 룩마라고 필라르씨가 추천해 준 과일 맛도 먹어보고 싶어서 구매하게 되었다.
인공첨가물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맛에서 오는 느낌은 자연 과일 그대로 달콤함에 시원함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스크림 특유의 먹고 나면 오히려 목 안이 텁텁해지는 그런 느낌이 없어서 좋았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자그마한 카라즈의 도시공원을 즐길 수 있었다. (이걸로 카라즈도 여행한 것으로…)
수수했던 카라즈의 산 이델폰소 대성당의 외관
우아라즈 복귀
드디어 투어를 마치고 도착한 우아라즈.
각자의 숙소 앞에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중심가로부터 멀리 묵고 있는 사람들만 따로 내려주고 모두 중심가에 내려서 알아서 걸어가는 식이었는데, 우아라즈 시내의 교통 체증을 생각했을 때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숙소를 향해 걷던 중 마주친 긴 퍼레이드 행렬.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주를 이룬 것으로 보아 어느 학교에서 진행되는 듯했다.
아쉬웠던 것이 을씨년스럽던 우아라즈의 도시 분위기가 금요일에 어마어마하게 커진 시장의 규모와 함께 매우 활발한 도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점심과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한도 초과로 배가 불러서, 야시장에서 구경밖에 할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여행 경로
여행 경비
경비는 1인 기준이다.
| 2025.10.17 | 현지 통화 | 원화 |
|---|---|---|
| 파론 호수 투어비 | 69 PEN | 28,856원 |
| 아침 식비 | 10 PEN | 4,182원 |
| 잉카 콜라 | 3 PEN | 1,255원 |
| 파론 호수 입장료 | 10 PEN | 4,182원 |
| 점심 식비 | 25 PEN | 10,455원 |
| 치차 모라다 주스 | 10 PEN | 4,182원 |
| 치리모야와 룩마 아이스크림 | 5 PEN | 2,091원 |
| 물 600ml 3병 | 3 PEN | 1,255원 |
| 총합 | 135 PEN | 56,458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