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쿠엥카에 닿기까지
야간 버스의 시간이 다가왔다. 저녁 식사를 할 시간까지 넉넉하게 생각하여서 일찍 체크아웃하고, 리오밤바를 떠나기 전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신 집주인 아주머니와 한 컷
분명 버스를 예약하고 표를 들고 있긴 했으나, 언제 상황이 급변할지 모르는 남미에 있다 보니 확신이라던가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채로, 터미널로 이동했다.
리오밤바 버스터미널 푸드 코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불확실한 건 불확실한 거고 먹을 건 먹어야지 하고 푸드 코트를 찾아서 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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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에서 국밥처럼 무난하게 주문했던 돼지 갈빗살과 콩 소스. 에콰도르 외식 물가치고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서 너무 행복했다.
쿠엥카로 향하는 버스 위
다행히 버스는 정상 운행하였다. (그러니까 쿠엥카 여행기를 쓰고 있겠죠)
원래 중앙에 알라우시를 거치는 경로를 이용할 경우 약 3~4시간이면 도착할 거리를 에콰도르 시위 및 파업으로 도로가 막혀있어서 약 7시간 걸리는 도로로 돌아가야 했다. (사실 이동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속으로 감사하기는 했다.)
현재 쿠엥카행 버스는 순항 주…ㅇ… 와장창
새벽 3시 갑자기 커다란 굉음과 함께 약간의 충격이 느껴졌다.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버스 앞쪽 우측 편 창문이 깨져있었다. 필자의 가방 위까지도 파편이 튀었는데, 다행히 날카로운 유리 조각은 아닌 듯했다.
아무튼 당장 운행을 위해 급하게 비닐로 덧대고 테이프로 임시 조치를 하셨는데, 무려 1시간이 소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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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시간 만에 도착한 쿠엥카. 조금 늦어지기는 했지만, 비닐로 덧대어진 몰골로 용케 쿠엥카까지 무사히 이송해 준 고마운 버스였다.
도착해보니 아침이었습니다. 뭐, 다행히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잘 졸면서 와서 잠이 부족해서 피곤하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앉을 좌석도 많고 아늑했던 쿠엥카 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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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엥카 첫날의 강제 거리 유랑
졸린 눈 비비며 버스 위에서 숙소를 예약하다가 체크인 시간을 확인 안 하는 바람에 약 6시간이 붕 떠버렸다. (이것도 원래 체크인 시간보다 앞당겨주신 것이었다) “하는 수 없지”하고 일단 쿠엥카의 시그니처 광장인 칼데론 공원이나 한 번 보고 그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마음먹고 출발했다.
가끔보면 도시랑 안 어울린다는 느낌을 종종 받기는 했지만, 아무튼 무려 트램이 운행 중이던 쿠엥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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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약 2km를 열심히 걸어왔는데 완전히 차단되어 있던 칼데론 공원. 어느 방향으로 가도 다 막혀있더라고요. 현지인들도 놀라서 당황하는 것을 보면 당일 아침에 벌어진 일인 듯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 반정부 시위대가 돌과 총까지 사용하며 대통령 차량 행렬을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지는 바람에 정부 인사들의 경호 차원에서 차단했던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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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라떼리아 도스 쵸레라스 카페
어차피 광장도 못 들어가는 김에 반드시 한 번은 들려야지 생각했던 가게가 근처여서 이곳에서 조금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픈 시간인 7시가 지나도 바로 문을 안 열어서 십여 분 더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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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이름 있는 그대로였던 아침 세트 메뉴. 사실 초콜릿 전문점이라서 연관 있는 것은 핫초코뿐이었는데, 이마저도 커피로 변경해서 주문할 수 있었다. (초콜릿 가게에 초콜릿 안 먹을 거면 왜 굳이 여길…?)
요리가 전부 다 알 법한 간단한 요리들로 보였는데, 맛은 솔직히 대단히 특별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핫초코가 맛있긴 했는데, 뭔가 기존에 먹어온 초콜릿들과의 차이점은 잘 모르겠다.
가게 중간에 커다란 초콜릿들이 보였는데, 만져본 촉감은 뭔가 진짜 같았지만, 맛을 볼 수 없으니 확인해 볼 수는 없었다.
아름다운 쿠엥카의 거리
마음 같아서는 초콜릿 가게에서 체크인까지 기다리고도 싶었지만, 여기까지 여행하러 와서 그럴 수가 있냐는 마음으로 거리로 나서보았다. 그래도 식사를 하며 한 시간 정도 쉬고 나니 몸이 조금 더 가벼워지긴 했다.
거리의 블록을 지날 때마다 차례차례 나타났던 아름다운 가톨릭교회 및 대성당. 걔 중에는 꽤 오래된 건물도 종종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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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염시태 대성당 옆의 꽃 시장. 너무 이른 아침이라 대부분 문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12kg짜리 배낭의 무게와 걷는 피로를 잊을 만큼 아름다웠던 쿠엥카 도심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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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도착한 첫날이니 유명한 곳의 지도인가 하고 찍어두긴 했는데, 역사 광장을 제외하고는 사실 거리 자체가 관광지여서 크게 참조하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숙소 근처에서 체크인을 기다리기 위해 이동하던 중 많은 사람이 줄 서서 마시고 있던 음료. (아니, 얼마나 맛있으면 한 잔을 줄 서서 드시는 거예요?)
거리를 걷다 보면 특히 르네상스 시대에 명확하게 구획을 나눠놓고 지어진 계획도시가 주는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었던 것 같다. 평소에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거리가 주는 깊은 인상이 있었다.
무슨 행사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리 아래에서 많은 기자들로 보이는 분들이 인터뷰 중이었다.
매드 카페
체크인 직전 조금 남아있던 시간에 목도 마르고 짐을 내려놓고 쉬고 싶어서 들어간 카페. 근데 메뉴판에 쓰여 있는 메뉴를 부를 때마다 없다고 하고 몇 개 안 남은 메뉴 중에 그냥 아메리카노 시켰더니 그마저도 아이스는 안된다고…
솔직히 어지간하면 그냥 나오고 싶었는데, 숙소가 바로 근처이고 목적 자체가 체크인 전 대기가 컸기 때문에 그냥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식혀서 마셨다.
심지어 약 15분마다 와서 주문 더 안 하는지 푸쉬까지 해서, 별로 마음 편하게 머무르지도 못했던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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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 토도산토스 숙소
숙소는 부킹 닷컴과 구글 지도만으로 찾아오기에는 직관적으로 찾기 어려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근처 다른 숙소를 맴돌며 여긴가 저긴가 헷갈리다가 어찌저찌 주인분께 여쭈어서 집을 찾았는데, 심지어 현관문조차 다른 곳이었다는 후문이…
하지만 내부가 무척 마음에 들었었다. 넓은 공용 주방과 거실이 따로 있었고, 침실도 넓은 데다가 사진에는 미처 못 담았지만, 침대 바로 옆에 책상이 있어 노트북을 두기에도 좋았다. 화장실 또한 넓고 온수가 잘 나왔었다. 위치만 빼고는 모든 조건이 마음에 들었던 쿠엥카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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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리 전망대에 오르다
버스에서 선잠밖에 잘 수가 없었지만, 볼 건 봐야지 하고 전망대를 향해 나섰다. (사실 노트북 붙잡고 있다가 머리 아파서 나옴)
일단 오는 길을 확인할 겸 인드라이브 택시를 타고 도착한 전망대
신나게 연주해 주시는 음악도 감상하고
크리스탈 다리라고 마치 공인된 관광지처럼 광고하지만, 사실 주변 많은 식당이 죄다 자기네 다리가 크리스탈 다리라고 우기고 있는 사설 전망대들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까라는 생각으로 주변의 다리 중에 가장 전망이 아름다워 보이는 가게에 입장했다. 조그마한 다리에 약 10분간 입장하는데 무려 3달러!
참고로 어느 식당의 크리스탈 다리에 굳이 입장하지 않아도 그냥 투리 전망대에서 무료로 보는 야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생님 저 질문 있는데요. 투리 전망대도 야경이 괜찮다면서 사진은 왜 크리스탈 다리 사진밖에 없나요?
확실히 사진은 3달러 지불한 크리스탈 다리 위가 낫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야경은 어디를 가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대체로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낮의 역사 광장을 생각하면 쿠엥카의 야경은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좀…
240도 파노라마 투리 전망대 전경
두 발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래에서 올려다본 투리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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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나름 토메밤바 강이라는 강변 숙소였는데 말이죠. 비가 와서 더 그렇겠지만, 전망이 천안천 보는 줄 알았잖아요
쿠엥카의 밤을 거닐다
쿠엥카에서 두 번째 날 밤. 밥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 친구가 추천해 준 볼론 맛집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쿠엥카의 시티 투어 버스. 걷는 게 더 좋아서 필자는 탑승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쿠엥카의 거리를 생각했을 때 탈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을 거로 생각했다.
거리를 걷다 무언가 행사가 있는 것 같아서 구경했는데, 후술할 10월 9일 시장이 생긴 것을 기념하는 행렬이었다. 시장의 이름이 10월 9일 그 자체였는데 생각해 보니 당일이 10월 9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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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초보는 어딜 가나 있는 것인가.. 측면 주차인데 왜 반대쪽 백미러를 보고 계신 건가요
쿠미르 식당
푸에르토 로페스에서 먹어본 볼론이 네 맛 내 맛도 안 나는 싱거운 맛이어서 그 뒤로 시도를 안 했었는데, 이 집의 볼론은 다르다고 해서 방문했다. 일단 가게에 식물이 가득한 초록색으로 덮인 분위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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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확실히 다르긴 하더라고요. 앞에 내가 먹어본 볼론은 진짜 볼론이 아니었구나! 하면서 감탄하며 열심히 먹었는데, 그래도 공통점은 한 가지 있었던 게 다 먹기 전에 금방 배불러진다는 것? 절반 먹었는데 이미 배가 불렀었다. 모라 주스는 마라꾸야보다도 더 상큼 시큼했던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소화도 시킬 겸 이리저리 걷던 중 발견한 드디어 열린 칼데론 광장. 그래도 쿠엥카를 떠나기 전에 열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길거리 석상의 비밀을 맞닥뜨려버렸다. 사실 대만 등에서도 워낙 자주 봐서 더 이상 신기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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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쿠엥카의 시그니처이자 핵심인 칼데론 광장의 아름다운 거리들. 칼데론은 에콰도르의 독립 영웅으로 피친차 전투에서 스페인에 맞서 싸우다 18세 나이로 전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웅들이 있으나, 어린 나이를 생각했을 때 유관순 열사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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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벗어나는 중 마주친 에콰도르의 러닝 크루
자라고자 술집
뭔가 침보라소에서 한 잔 시음해 보았던 까넬라소가 이상하게 마시고 싶었던 밤. 열심히 간판에 까넬라소를 찾다가 분위기도 좋아 보이는 가게를 찾았다.
어차피 순수하게 까넬라소를 제대로 한번 마셔보고 싶어서 방문했던 터라 제로 콜라를 안주로 80년대 고전 록 음악을 들으며 따뜻한 차에 취해갔던 두 번째 밤이었다.
결정한 페루행
밝아온 쿠엥카의 세 번째 날. 현재 묵고 있는 숙소는 연장할 수 없어서 더 머무르려면 어차피 숙소를 옮겨야 하고 에콰도르 남단의 로하를 방문하느냐 바로 페루로 입국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하지만 로하를 방문할 경우 페루로 가는 여정이 조금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바로 페루의 치클라요로 이동하기로 하고 버스표를 알아보기 위해 일찍 체크아웃했다.
치클라요로 가는 버스 편을 예약할 수 있었던 버스 회사
버스 회사에서 표를 구매하고 마음이 안정되니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버스 터미널의 항아리로 이루어진 분수대 특이해서 찍어보았다.
쿠엥카 버스터미널 푸드 코트
터미널의 푸드 코트를 지나던 중 오랜만에 국물 요리가 먹고 싶어져서 메뉴에 국물이 보이는 식당에 앉았다.
눈이 번쩍 뜨였던 닭고기 육수 면 요리. 남미에 이런 음식이 있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니… 너무 맛있었다. (페루에 오니까 안 파는 가게가 없다)
다시 걸어본 쿠엥카 거리
배도 부르고 버스도 밤 버스라서 남은 시간 열심히 쿠엥카를 즐기기 위해 거리를 또 걷기로 했다.
첫날에는 보지 못했던 활짝 열린 꽃 시장. 에콰도르에서는 꽃 또한 수출품 중의 하나로 매우 저렴하게 꽃을 구매할 수 있다. (딱히 살 일이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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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도 돈을 받고 써야 하는 남미에 공공 수도가 있어서 신기해서 찍었다. 식수로 쓸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주민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밤에 지나갈 때 사진을 못 찍어서 낮에 허전할 때 찍게 되었지만, 밤에는 춤추고 난리였던 관광버스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말을 타고 근무 중인 경찰
10월 9일 시장
새로운 도시를 방문하면 꼭 궁금해지는 도시의 전통 시장
지하부터 2층까지 생각보다 규모가 컸지만, 무언가 눈길을 끄는 인상적인 가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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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니오스 콜간테스 광장
알고 방문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안 가본 곳은 발 닿는 대로 다니다 보니 알게 된 곳으로 안 들어갔으면 정말 후회했을 곳이었다.
다른 각도에서 찍었던 사진들이 모두 무색할 만큼 이 광장에서 보이는 무염시태 대성당이 가장 아름다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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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말 많은 사람이 이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사진 찍는 것을 도와드렸더니 필자의 사진도 찍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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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도 파노라마 헤라니오스 콜간테스 광장 전경
그리에타스 델 플라테아도 하이킹
쿠엥카에 올 때 꼭 가야지 했던 장소 중의 하나였는데, 아침에 출발하려니 비가 와서 거리 투어로 계획을 급변경하고 결국 못 가려나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무언가 다시 방문할 확률이 거의 없는 곳에서 가려고 했던 곳을 안 간다는 것이 스스로가 이해가 안 되어서 오후에 결국 강행하게 되었다.
일단은 하늘이 돕는지 비도 잦아들어 가고, 이 험지로 이동하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선뜻 태워주신 택시 기사님까지 더할 나위 없었다.
사실은 택시로 이동하면서 살짝 놀라긴 했던 것이, 거리가 조금 멀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길이 생각보다 많이 산길이고 헷갈리게 이리저리 굽어지고 갈림길이 많이 나왔었다.
어쨌든 도착했던 주차장. 일단 굉장히 황량했다.
일단 지도의 방향을 따라 걷다 보니 오 뭔가 그럴듯한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백색 균열로 내려가기 위한 사다리.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무섭긴 했지만, 최대한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고 내려갔다.
드디어 도착한 백색 균열. 마침, 운이 좋게도 탐험 중인 현지인 젊은이들을 만나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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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안 왔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고 잘 왔다는 생각이 든 순간
아래에서 충분히 구경하다가 올라와서 본 내려가는 사람들. 필자도 저렇게 내려갔다.
저 절벽 위에 있는 모습을 누군가 찍어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완전히 반대편 절벽이라 핸드폰을 두고 가기에도 너무 멀고, 생각해 보니 그렇게 멀면 막상 찍더라도 사람도 너무 작게 나오려나 하고 포기했다.
다른 위치였지만 마주친 커플에게 부탁해서 찍었던 사진
즐길 만큼 즐기고 돌아가는 길. 우버, 인드라이브 전부 시도해 보고 심지어 가격도 올 때보다 2배 이상 올려보아도 잡히는 택시가 없어서 걷기 시작했다.
사실 필자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걸어서 돌아갈 것을 생각하고 택시를 대기시키지 않았지만, 혹시나 이곳을 방문하신다면 돈이 조금 들더라도 택시를 대기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배고파서 따라오는 개들이 워낙 많아서 이번에도 금방 가겠지, 했는데, 무려 2km를 따라왔었다. 마치 양쪽에서 호위받는 기분이었다.
큰 도로가 아직 나오기 전 약 6km 정도 걸었을 때, 귀인을 만났다. 쿠엥카의 중심지로 가는 중이라고 방향이 같으면 태워주신다고 하셔서 감사히 탑승했다.
물론 남미이기 때문에 타면서도 긴장을 풀지 않고 지도에서 이상한 동선으로 빠지거나 하면 바로 문을 열고 달아날 생각까지도 했었지만, 기우였다. 동물이 좋아서 동물 보호 관련 일을 자원해서 봉사하시는 중이라서 강아지들을 데리고 이동 중이셨고, 동선도 실제로 제대로 쿠엥카를 향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마르셀로였고 이곳에서 변호사이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고 했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중 하나가 최근에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면 AI를 통해 복사를 해와서 최소한 손으로라도 쓰게 하려고 손 글씨로 숙제를 내신다고 하셔서 웃음을 자아냈다.
마르셀로 선생님이 알려주신 착시 현상으로 차는 분명 앞으로 가고 있는데 대성당이 가까워지지 않고 자꾸 멀어지는 듯이 보인다. 무슨 현상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까먹어버렸다. 블로그에 포스트하는지 확인한다고 하셨는데 죄송합니다! 잊어버렸어요!
마르셀로의 빨간 차. 덕분에 쿠엥카 중심까지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콘페시오나리오 식당
식당을 선택할 때 생각했던 것이 페루로 출국하기 전 에콰도르에서 마지막 밤이라서 그래도 근처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은 식당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고, 낮에 아름다운 광장에 워낙에 매료되어서 최소한 무염시태 대성당이 보이는 광장에서 식사하고 싶었다.
하지만 식당에 도착했을 때 진짜 많이 배고프고 목이 말라서 조금 도를 넘어서 주문했던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주메뉴는 친절했던 직원이 추천해 준 쿠엥카 전통이라는 고기를 주문했고, 목이 마르니까 더더욱 상그리아가 마시고 싶어서 틴토로 주문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너무 목이 마르니까 주문하면 당장 나올 것 같은 바닐라 스무디도 주문한 것이 조금 불필요하지 않았나 싶었다.
실제로 스무디가 가장 먼저 나와서 금방 목을 축일 수 있었지만, 필자가 목마르다고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실 직원은 술도 쿠엥카 전통 방식의 와인이라고 추천한 게 있었는데 뜨거운 술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목마르다고 거절했었다) 상그리아에 이렇게 얼음을 둥둥 띄워줄 줄 알았다면 스무디까지 주문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무튼 주메뉴에서 만족했던 것은 사실 고기보다는 그릇에 담긴 각각의 다른 요리들이었다. 일단 고기 자체가 부드럽게 녹는 고기가 아니고 닭가슴살처럼 약간 퍽퍽한 느낌이었다. 오히려 그릇에 담긴 삼겹살처럼 구워진 작은 고기들이 더 맛있었다. (그 와중에 상그리아를 물 마시듯이 다 비워버렸다)
그래서 그 전통주가 뭔지 또 궁금해져 버렸다. 컵의 주변에 뿌려둔 것은 설탕이라고 했다. 맛은 그냥 레드 와인 느낌이긴 한데, 막상 또 레드 와인만큼 도수가 높지는 않았다.
남미 분위기가 물씬 났던 계산서가 담긴 귀여운 주머니와 함께, 아침에 도착해서 꽉 찬 2박 3일간의 쿠엥카 여행기 끝!
여행 경로
경로는 하루에 다 방문한 것이 아니라 2박 3일간 중요했던 포인트들이다.
여행 경비
경비는 1인 기준이다.
| 날짜 | 내용 | 현지 통화 | 원화 |
|---|---|---|---|
| 2025.10.07 | 인드라이브 택시 교통비 | 2 USD | 2,900원 |
| 저녁 식비 | 4 USD | 5,801원 | |
| 화장실 사용료 | 0.2 USD | 290원 | |
| 쿠엥카행 고속버스 교통비 | 15 USD | 21,756원 | |
| 2025.10.08 | 화장실 사용료 | 0.15 USD | 217원 |
| 아침 식비 | 9.5 USD | 13,779원 | |
| 커피 3잔 | 5.85 USD | 8,485원 | |
| 2박 숙박비 | 51.84 USD | 73,825원 | |
| 인드라이브 택시 교통비 | 5 USD | 7,252원 | |
| 크리스탈 전망대 입장료 | 3 USD | 4,265원 | |
| 2025.10.09 | 저녁 식비 | 5.9 USD | 8,402원 |
| 까넬라소 | 7 USD | 9,968원 | |
| 콜라 | 1.5 USD | 2,136원 | |
| 2025.10.10 | 인드라이브 택시 교통비 | 2.5 USD | 3,560원 |
| 치클라요행 고속버스 교통비 | 35.1 USD | 50,207원 | |
| 아침 겸 점심 식비 | 5.5 USD | 8,071원 | |
| 인드라이브 택시 교통비 | 4 USD | 5,870원 | |
| 저녁 식비 | 37.1 USD | 54,445원 | |
| 2025.10.07 ~ 10 | 총합 | 195.14 USD | 281,229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