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시작
어제 도착하자마자 바로 다음 날 아침이 투어라서 그런지 무언가 굉장히 어수선한 아침이었다. 심지어 소분해서 담은 로션, 스킨 등 화장품들이 다 흘러넘치는 바람에 또 열심히 닦아내느라 분주했었다.
아무튼 준비를 마치고 숙소 주방에 내려가니 주인아주머니께서 손수 준비해 주시는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할 수 있었다.
애피타이저로 주신 음식은 요거트와 견과류 베이스에 가운데는 딸기잼을 포도와 건포도가 둘러싸고 그 바깥을 바나나가 채우고 안쪽에는 파파야가 들어가 있었다. 파파야가 매우 달콤해서 좋았는데, 참 신기한 것이 처음에 파파야가 연어인가? 하면서 먹었을 때는 연어라고 생각하고 먹으니까 진짜 연어 맛이 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빵은 햄과 치즈를 넣어서 주셨고, 빵이든 달걀이든 모자라면 더 해준다고 하셨으나. 리필을 안 해도 매우 배불렀다. 커피는 아마조나스 커피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솔직히 커피 구별을 잘못해서 그냥 맛있었고 이른 아침부터 추운 고산에 올라가기 전에 몸을 따뜻하게 만들고 출발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아침이 공짜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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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출발하려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장갑 등 등산용 장비가 있냐고 물으셔서 대체로 다 준비해 와서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반드시 없는 것을 찾으실 기세로 물어보시더니 결국 모자가 없는 것을 캐치하시고는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손에 쥐여주셨다. 감사합니다
오늘 투어를 함께하게 될 밴이었다. 인원수가 적어서 그런지 이전 투어들보다 소박해진 밴의 크기. 따로 기사분이 있으신 것도 아니고 가이드분께서 직접 운전하시는 것을 보니 혼자 부지런히 투어 회사를 꾸리시는 듯했다.
또한 정말 신기했던 것이 남미에서는 그냥 길거리에서 한국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을 마주치는 것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이곳 리오밤바에서 그것도 같은 투어 일행 두 분이 모두 한국인이어서 너무나도 반가웠다.
가이드분의 성함은 파울이라고 하셨고, 확신의 대문자 E로 보이셨다. 차에 있는 동안 절대로 말을 멈추지 않으셨는데, 사실 침보라소로 향하는 동안 생각했던 것이 하이킹하다 지치기 전에 이미 기가 다 빨려서 지친 채로 올라가는 건 아닐까? 걱정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투어 내내 그의 에너지 덕에 힘이 나고 매우 즐거웠다. 당연하지만 오히려 말이 없는 가이드는 최악이니까
파울은 정말 많은 것들을 설명해 주었는데
- 침보라소 옆의 알따르(Altar) 화산은 현재 U자형의 거대한 칼데라를 형성하고 있는데 아주 먼 과거에는 굉장히 활발한 화산이었고 그 여파로 일찍 붕괴해 버린 것인데, 그 이유가 원주민들이 생각하기에 침보라소와 알따르는 부부였는데, 침보라소가 여자가 많은 바람둥이여서 그렇게 매년 화를 냈다고 생각했단다.
- 본디 수빠이(Supay) 가면은 지하 세계의 신, 아드레날린 등을 상징하였고 특히 볼리비아 광부들에게는 그들의 수호자로도 불리던 신인데, 스페인 식민지 이후로 선교사들이 악마의 개념과 연결하면서 악으로 매도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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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뿐차(Ali puncha)는 케추아어로 직역하자면 “좋은 날이에요”라는 뜻이지만 단순한 인사말 이상의 뜻인 “당신의 하루가 조화롭고 평화롭길 바랍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기도(?) 등을 할 때도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어린 시절에 이 인사를 안 했다가 부모님께서 밥을 안 주신 적도 있다고 하시며 그 정도로 중요한 인사말이니까 까먹으면 우리의 점심을 주지 않겠다며 농담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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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Uma, 정신)와 아야(Aya, 영혼)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는데, 한 번에 너무 많은 정보를 입력하느라 더 자세한 내용은 놓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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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명 깊게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그들이 침보라소를 신으로 여기는 신앙심이 생긴 동기였다. 본디 케추아 문화권에서 아푸(Apu, 산)는 생명과 물, 농경의 근원인 신적 존재로서 인식됐는데, 그중에 가장 높았던 침보라소는 과연 지역을 다스리는 가장 강력한 산신으로써 여겨질 만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태양신이 침보라소의 정상에 빛을 비추면 눈이 녹아 물이 되어 강을 이루고, 그 물이 평야를 적셔 농사를 가능하게 한다고 믿었기에 “침보라소는 태양신의 힘을 받아 생명을 나누는 신이다.”라고 믿고 살아왔는데
스페인 정복자들이 자연 신앙을 이교로 간주하고 침보라소를 신으로 숭배하는 행위를 악마 숭배로 규정하고 탄압했다고 한다.
하지만 원주민들은 탄압의 와중에도 신앙을 잃지 않고 가톨릭과 융합을 시도하며, 성인 숭배와 융합된 형태로 신앙을 유지해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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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꾸 냐위(Allku ñawi, 개 얼굴). 축제에 가면 단골로 등장한다는 원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하는데 제목이 개 얼굴인 이유가 아마도 술에 취한 사람들을 표현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취한 사람을 개에 비유하는 것은 이곳도 마찬가지라는 것에 실소가 흘러나왔다.
남미에서는 흔하게 마주칠 수 있는 가축들의 행렬. 가축들이 입마개를 착용한 이유는 코로나 때문이라고 농담하셨는데, 진짜 이유는 다른 사람의 사유지 농산물을 분별없이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셨다.
탐보 팍 사마이
과장 하나 안 보태고 파울의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다 보니 도착한 점심 식당. 물론 지금 식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투어를 마친 후 식사를 예약만 해두는 것이었다.
코카잎으로 만든 제품들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이리도 쉽게 그것도 몇 달러 안 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현지인들은 담배 생각하듯이 크게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오히려 삶의 활력에 도움이 된다고도 말했다. 아무튼 한국인들로 이루어진 우리 그룹에선 당연히 아무도 구매하지 않았고요
시작된 파울 선생님의 강의 2탄. 안데스 지역 전통 모자를 보면 가운데가 살짝 계곡처럼 파여있고, 양쪽이 봉우리처럼 보이는 것이 그들의 신이었던 침보라소의 모습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한다.
안데스 지역 전통 모자는 대체로 흰색에 판초는 붉은색인데, 지역에 따라 보라색 등 색깔이 다양한 색상들이 많다고 하며, 축제 때 이 모자에 깃털을 꽂고 있으면 현재 싱글임을 뜻하며 유혹해 주길 바란다는 뜻을 가질 수 있다고 현대로 비유하면 전통 방식의 틴더 앱이라고 비유하셨다.
또한 축제 때 그들이 춤을 추는 이유에는 태양신에게 구름이 개이길 비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예티의 의상 색상의 의미는 가족 등에 대한 보호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알파카 털로 만든 판초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생산지가 이곳이고 키토나 바뇨스 등으로 도매하는 식이기 때문에, 도매가를 제하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안데스산맥 주민들의 황토집에 관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사실 우리나라도 황토집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보니 크게 신기하진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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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안데스 고산 지역에서 즐겨 마신다는 따뜻한 음료인 까넬라소(Canelazo)를 맛볼 수 있었는데, 차만 따로 마셨을 때는 계피, 설탕, 정향, 레몬 등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유자차 같은 느낌의 달콤함이 느껴져서 차 그 자체만으로도 맛있었다. 이곳의 소주와도 같은 술을 섞어서 마시니 입안 가득 차의 향이 차오르는 동시에 강렬한 알코올이 목을 넘어가면서 체온이 자연스레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일행들의 이야기로는 축제 등을 다녀보면 술까지 이미 섞여 있는 채로 완제품으로써 많은 곳에서 판매한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정말 사랑하는 이성 친구나 아내를 내 귀여운 엉덩이 또는 내 아기라는 뜻인 마이 꿀리또(may kullito)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성 파트너를 칭할 수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파울은 이곳의 건배사도 알려주었는데, “아리바(Arriba) 아바호(Abajo) 쎈뜨로(Centro) 아뜨라스(Atrás) 살룯(Salud)!“와 같았는데, “위(하늘), 아래(땅), 중앙(우리), 뒤(조상)에게, 건배!“라는 뜻이다.
가벼운 촬영 시간
다시 출발해서 열심히 달리다 보니 점점 가까워지는 침보라소 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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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잠깐 멈춰서 가진 침보라소와의 촬영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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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침보라소 화산과 함께하는 단체 사진도 한 컷
뜬금없이 시작된 파울의 파 퀴즈 온 더 블럭
라 초레라
캠핑과 클라이밍으로 유명하다는 장소에 도착했는데, 이곳에서 별명이 오레하 데 코네호(Oreja de conejo)라는 꽃을 만났다. 흰색 줄기에 샛노란 꽃, 침보라소 배경의 조화는 몹시도 아름다웠다.
이 꽃은 히라솔(Girasol) 즉, 해바라기과였는데 문득 이곳에서 자주 사용했던 히라솔 식용유가 떠올랐다.
이 꽃의 별명은 토끼의 귀라는 뜻인데 잎의 하얗고 기다란 모양이 흡사 토끼의 귀와 닮아서 그렇다고 한다. 고산에서 생존하기 위해 줄기에 빼곡하게 털이 자라고 있어서 보온 효과가 있기 때문에, 등산 중 동상(특히 발에)의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 줄기를 피부에 닿도록 수북이 넣어서 응급처치할 수 있다고 하셨다.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열심히 찍어주셨던 파울. 투어 내내 생각했지만, 카메라 이동이 예사롭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플로르 델 안데(Flor del Ande)라고 불리는 불꽃과도 같은 색상과 형태를 가진 꽃이었는데 이곳 사람들은 산에 이 꽃이 존재하면 남성이라고 생각하고, 없으면 여성이라고 여긴다고 하는데 그래서 앞에 침보라소를 남자, 알따르를 여자라고 표현한 이유가 이 꽃 때문이었다.
또한 이 꽃은 환각 증상을 일으키는 물질을 지니고 있는데, 4,000m 이상의 고산에서 주로 생활하는 비꾸냐(Vicuña)들이 멍청해 보이는 이유가 그들이 주로 섭취하는 식물 중에 이 꽃이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240도 파노라마 라 초레라 전경
클라이밍의 명소라는 절벽 아래쪽에는 이렇게 폭포 또한 존재했다.
혹시 느껴지실지 모르겠지만, 진짜 진짜 진짜 아름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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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인생샷을 담고 난 후에는 전통 가면들에 관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 여성분이 들고 계신 가면: 빨간색은 원주민들의 피, 노란색은 금, 까만색은 스페인 사람들의 턱수염을 의미한다고 했다.
- 블로거가 들고 있는 가면: 앞에서도 언급되었던 예티 가면으로 초록색은 가족 등에 대한 보호를 상징한다고 했다.
- 남성분이 들고 계신 가면: 리더의 가면으로써 머리에 12개의 뿔은 열두 달을 의미하고, 가면이 앞뒤로 존재하는데 천사와 악마를 뜻한다고 했다.
설명 중에 신기했던 것이 가면에 땋여져있는 머리칼은 아래와 같은 억센 풀이나 짚으로 만들어졌는데 여기서 침보라소 화산의 어원이 나왔다고 한다. 침바(Chimba)란 케추아어로 ‘땋다’를 뜻하고, 하얀 눈을 라소(Razo)라고 하는데 바라본 침보라소산의 모양새가 “마치 하얀 눈을 땋은 듯하다”하여 이름이 침보라소가 되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침보라소의 구름이 걷히길 기원하는 전통 춤을 추며 침보라소를 향해 떠났다.
슈! 이스까이! 낀사! 바모스! 그라스 타스타스타스! 깐비온!
침보라소 야생동물 보호구역
화산이 가까워질 때쯤 정상이 무려 해발 6,300m임을 알리는 푯말이 적혀있었다.
이렇게 많은 알파카가 자유롭게 방목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기 알파카들도 보였는데 너무나도 귀여웠다.
신기할 정도로 선명했던 화산 지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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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구역 입구
드디어 도착한 침보라소 보호구역 입구
이곳에서는 잠시 내려서 혹시 모를 비상 상황에 대한 긴급 연락처 등을 작성했었다.
작성을 완료하면 여권에 침보라소 방문을 뜻하는 도장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여권에 출입국 도장 이외의 표식이 있으면 추후 출입국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기에 아무도 안 찍었는데, 그랬더니 도장 대신에 주신 스티커
마치 구름 위에 지어져 있는 마을 같아서 한 컷
카렐 산장
아니구나! 마을만 구름 위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구름 위를 달리고 있구나?
아니구나! 우리가 구름 안에 있구나? 구름과 하나 된 우리
아무튼 드디어 도착한 목적지
이미 높이가 해발 4,800m였다.
이름은 산장이지만 현재는 폐쇄되어 있어서 무언가 안에서 쉬거나 마실 거리들을 살 순 없었다.
벌써 눈에 띄는 새하얀 눈. 적도의 태양 아래에 눈이라니 신기할 수밖에
하이킹 시작
시작된 하이킹. 왠지 모르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일단 날씨가 바람 한 점 없어서 편했고, 두 번째로는 코토팍시가 침보라소보다 경사가 더 가파르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240도 파노라마 침보라소 화산 하이킹
올라가다가 발견한 모바일 데이터 사인. 아니, 약 해발 4,900m에 와이파이가 터진다고요? 네 거짓말이었고요. 필자는 속아서 실제로 와이파이를 검색했다.
필자도 주변의 돌에 다녀간다고 방명록을 볼펜으로 썼는데, 사진 찍는 것을 까먹고 출발했다.
올라오시는 중인 여행 일행들
일행들을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면 보이던 고산 식물들 바람에 날아가지 않기 위해 잎이 짧고 추위에 견디기 위해 잎 주변에 털이 많았다.
일행이 한국인 아니라며 셰르파라고 찍어준 사진들. 뭔가 운동한 보람도 느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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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윔퍼 산장
도착한 첫 번째 포인트, 올라오면서 코토팍시처럼 핫초코라던가 따뜻한 휴식처를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이곳 역시 현재 폐쇄 상태라서 들어갈 수 없었다.
코토팍시에서도 만났던 눈인지 우박인지 구름인지 알 수 없는 얼음 결정이 갑자기 내리기 시작했다.
유쾌한 가이드 파울. 단독 샷이 없는 것 같아서 찍어보았다.
콘도르 코챠 호수
원래 투어의 최종 목적지인 해발 5,100m 지점이다. 호수라기엔 조금 작은 크기였지만, 이 높은 곳에 액체로써 유지되는 것이 신기했다. 아마도 눈이 녹아서 생겼으리라 추측했다.
올라와 보니 누가 만들었는지 돌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뒀다.
이곳이 최종 목적지이긴 하나, 금방 올라와서 시간이 조금 더 있어서 일행들 모두 동의하고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살면서 올라본 가장 높은 곳
올라가던 중 갑작스레 성사된 맞촬영
아무튼 일행 모두 고산 증세는 없었고, 폐활량이 부족할 때마다 천천히 쉬면서 올라가면 더 올라갈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으로 계속 올라갔는데, 장비 없이는 확실히 위험할 것 같은 구간이 나오기 시작해서 여기까지만 올라가기로 했다.
기념으로 발자국도 한번 남겨보았다.
240도 파노라마 침보라소 화산 전경
사실 막상 올랐을 때는 아무 생각이 안 들었던 것 같다. 정상에 오른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어쨌든 커다란 뿌듯함이 내 안 어딘가에서 몰려왔던 것 같다.
고도 인증사진도 찍어주었다.
가이드 파울과 함께 건치 자랑
태극기와 함께 파 퀴즈 온 더 블럭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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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올라왔으니 내려가야지 모두 알리 뿐차를 외치며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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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했는데, 올라올 때 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침보라소 화산에 견학을 온 듯한 에콰도르 학생들. 한국인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함께 찍었다. 남미에 오면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게 이런 건가?
다운힐 자전거 라이딩
다시 카렐 산장에 복귀해서는 다음 액티비티인 자전거를 타기 위해 장비를 착용하고 자전거의 상태를 점검했었다.
카렐 산장이 해발 4,800m이고 보호구역 입구가 해발 4,400m였으니 약 400m 높이를 자전거로 내려왔었는데, 탁 트인 벌판에 우리만이 존재한 채로 딱히 큰 페달링이 필요 없이 라이딩을 하는 그 기분이란 정말 살면서 처음 느끼는 종류의 벅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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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해맑게 신나있던 필자
아쉬웠던 점은 필자는 자전거를 달리는 동안 탁 트인 벌판을 동일한 시점에서 촬영하고 싶었는데, 위험하다는 이유로 찍어달라고 괜히 카메라를 넘겨서 오히려 찍고 싶은데 못 찍었던 사진, 영상이 많았다. 게다가 가이드분이 사진을 잘 찍으셔서 믿고 넘겼는데 어시스트분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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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정말 인상적이었던 경험 중 하나로 누군가가 묻는다면, 에콰도르에 오면 반드시 해봐야 한다고 꼭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다만 자전거 초보시라면 속도감을 견디기 어렵거나 바위 등을 회피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설령 중간중간 자전거를 끌고 이동한다 하더라도 난이도가 쉬운 편은 절대 아니라는 것은 알고 타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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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진짜 모든 투어를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는 중
투어 시작의 설명 부분에서 멋진 침보라소 화산 사진은 원주민 어머님의 열연 속에서 탄생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오후 3시를 넘기고 먹는 점심이라 무엇을 먹어도 맛있긴 했겠지만, 수프는 정말 담백하게 맛있었다. 오히려 수프가 너무 인상적이라 주메뉴지만 평범했던 고기 메뉴가 빛바랬을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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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언제나 돌아오는 길은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지만, 유난히 오늘은 더 그랬던 것 같다. 도파민의 반작용이랄까? 더 즐겁고 더 특별할수록 반작용 또한 커지기에 그 반작용이 싫어서, 오히려 무언가에 기대를 안 하려 노력하고 평범하고 반복된 일상을 추구하게 되는 그런 스탠스에 서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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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노 레스토랑
저녁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방문하게 된 바비큐 전문 식당. 다른 손님분이 무언가 소스를 밥 위에 부어 먹는 것을 보고 맛있어 보여서 주문한 돼지 갈빗살과 콩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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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와서 처음 먹어봤는데, 진짜 너무너무 맛있어서 반해버렸다. 콩밥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나요? 메뉴를 직역하면 콩밥인데… 아무튼 만족스러웠던 저녁 식사와 함께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여행 경로
여행 경비
경비는 1인 기준이다.
2025.10.04 | 현지 통화 | 원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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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보라소 화산 투어비 | 70 USD | 97,279원 |
화장실 사용료 | 0.25 USD | 347원 |
저녁 식비 | 8.5 USD | 12,328원 |
총합 | 78.75 USD | 109,954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