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시작
전날 밤 자체적으로 포스트의 마감 날짜를 정해놓고 작성하다 보니 늦게 잠에 들었는데, 아침에 알람 소리 듣고 잘 일어났다가 자각 못 하는 사이에 다시 누워서 잠들어 버렸는데 일어났을 때 거의 약속 시간이라서 깜짝 놀라서 부랴부랴 5분 만에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다행이랄지 이번에는 버스가 일찍 와서 대기하고 있지는 않았고 약 2분 정도 기다리니까 이미 한 곳의 일행들을 픽업하고 온 듯했다.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웃고 있는 가이드와 엄지손가락을 치켜드신 기사님
음? 무언가 이 앵글에 기시감이 드신다면 저의 다른 여행 글도 봐주셨단 뜻이겠죠. 감사합니다. 아무튼 오늘 여행도 출발!
시크릿 가든 여행사
오늘은 여행 일행들을 모두 픽업하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투어 인원이 무려 16명이나 되는 대규모 인원이었다.
다른 여행사의 여행객들도 조인하는 것을 보아하니 여러 여행사의 인원이 합쳐져서 투어를 진행하는 듯했다.
같은 여행사를 이용했지만, 킬로토아 투어와 달리 가이드분이 차에서 1시간 넘게 설명 없이 조용히 이동하다 보니 음악 듣기에 좋기도 했지만 약간 심심했는데 알고 보니 일행이 16명이나 되어서 이틀 전처럼 탑승할 때마다 일일이 따로 설명이 어려워서 일행을 모두 픽업하고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나서 투어 설명을 시작하셨다.
이틀 전에는 없었던 교통 체증도 있어서 이동이 좀 지연되었다.
챠스키 카페
킬로토아 투어 때도 들었던 비슷한 에콰도르의 정보들과 금일 투어 일정에 대해 듣다 보니 도착한 식당. 어디서 본 것 같으시다면 맞습니다. 같은 여행사라서 그런지 킬로토아 투어와 같은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어요. 같이 온 사람들만 달라졌답니다.
에콰도르 차 중에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번호판을 떼어놓고 앞 유리에 종이로 번호를 붙여놓은 차들이 자주 보이는 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궁금했다.
오늘도 가장 싼 메뉴인 DESAYUNO COMPLETO를 시켰는데, 이번에는 소고기로 시켜보았다. 맛도 맛이지만 일단 치킨처럼 뼈가 없어서 더 먹기 좋았다.
코토팍시 국립공원
아침 식사를 마치고 코토팍시 국립공원으로 이동 중 점심 메뉴를 미리 조사하시길래 투어 중에 닭고기, 소고기 메뉴는 이미 먹어서 이번에는 돼지고기로 주문했다.
코토팍시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국립공원의 입구에 도착해서 차는 잠깐 멈췄는데 가이드 분만 내리셔서 탑승객들의 정보만 전달하고 바로 다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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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네 유황 향이 느껴진 거야~
고도 3,500m쯤부터 길이 비포장도로에 경사가 있어서 그런지 차가 엄청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코토팍시 방문객 센터
고도 3,700m에 존재하는 방문객 센터 벌써 구름 안에 있는 듯 보슬비가 피부에 와 닿았다.
입구에 들어가서 오른쪽에는 기념품 및 방한용품 상점이 있었고 안쪽으로는 코토팍시 국립공원에 대한 전시관이 있었는데 내부에 이미 우리보다 앞서 도착한 그룹이 3그룹이나 있어서 그들을 기다릴 겸 쇼핑 등을 하며 잠시 대기시간을 가질 것을 안내해 준 가이드
저는 별로 사고 싶은 게 없어서요. 나와서 주변 구경을 시작했다. 바로 옆에는 이름부터 황무지 산책로인 삭막한 곳이 있었는데 화산 지형으로 인해 언제든 갑자기 지반이 무너질 수 있으니 절벽 가까이 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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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볍게 절벽 사진만 찍었는데 분위기가 이름에 걸맞게 삭막한 것 같기도 하네요.
처음 봤을 때 사람을 물지 못하도록 입이 묶여있는 줄 알고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미국 어머님들께서 먹이를 사서 주시는 것을 보면서 다행히 그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조종줄 같은 것으로 보였다. 뭐 울타리 안에 갇혀있는 것 자체가 안타깝긴 했다.
밥이라도 많이 먹어야지 먹고 힘내렴
하이킹 출발 전 마지막 화장실이다. 꼭 들려서 가길 권장하지만 25센트의 사용료가 있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와서 코토팍시 국립공원에 관해서 설명을 시작한 가이드. 에코 시스템, 화산의 높이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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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코토팍시 국립공원 안에서 살아가는 야생 동물들의 발 모양이라고 한다. 퓨마 등은 고도 1,000m 등 낮은 곳에서만 살기 때문에 올라가면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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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팍시 국립공원의 미니어처로 빨간색 자동차가 있는 부분이 현재 우리의 위치고 파란색 자동차가 있는 부분이 하이킹을 출발하는 주차장이라고 한다. 미니어처를 통해 금일 일정을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신 가이드
옆에 사진 화산의 길은 약 300km에 달하는 에콰도르의 대표적인 화산들의 행렬을 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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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에서 단체 사진이 빠지면 섭섭하죠. 모두 같이 한 컷
이제 하이킹 출발 지점으로 이동하는 중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민 코토팍시 화산
고도 4,000m쯤부터 데이터가 안 터지기 시작한다.
고도 4,500m 밴의 바퀴도 모래에 헛돌기 시작했다. 차도 이렇게 힘들게 올라오는데 여길 걸어오려면 사람은 얼마나 힘들려나 싶었다.
코토팍시 산장 주차장
창밖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주차장
차로 이동해서 온 곳의 고도가 이미 4,620m였다.
차에서 막 내렸을 때 진짜 공기가 달라졌다. 차가운 공기에 구름인지 수분이 마구 부딪혀오고 사람도 날아갈 것 같을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하이킹 시작
생각보다 악조건에서 시작된 하이킹
가이드가 미리 한 번 설명했었지만, 목적지까지 2개의 경로가 존재하는데, 코스 A는 경사가 완만하고 지그재그로 이루어져 있어서 절대적인 거리는 조금 더 길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고, 코스 B는 절대적인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가팔라서 올라가는 게 힘들 수 있다고 했는데
문제는 바람이 강하게 불 경우 코스 A는 위험해서 이용할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코스 B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는데 오늘이 딱 그랬다. 바람도 강하고 시야도 짧아서 우리는 코스 B를 이용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열심히 올라가던 중 고도 4,700m에서 뜬금없이 데이터가 연결되었다.
일부러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아무 생각 없이 오르다 보니 우리 그룹에서 1등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그래도 앞에 아무도 없으니까 좀 그렇네… 사진도 찍고 천천히 주변도 둘러보고 가자고 생각했는데
뭐가 보여야 구경하죠…
절벽이 뭔가 삭막하고 무서워 보여서 찍었는데 사진 속에선 그저 돌산처럼 보인다.
우리 팀 화이팅! 고지가 코앞입니다.
드디어 도착! 아마도 지금까지는 살면서 밟아본 땅 중에 가장 높은 높이가 아닐까 싶다.
코토팍시 산장
사실 도착했을 때 안 그래도 낮은 기온에 구름 속을 뚫고 올라와서 온몸이 다 젖어서 상당히 추웠다. 그래서 무조건 반사처럼 따뜻한 것을 찾아 카운터 앞에 서게 되었다.
마시기 전에 손만 댔는데도 너무나 행복했던 핫초코. 달콤 따뜻한 음료에 온몸이 금방 따뜻해지는 듯했다. 앞에 앉아계시던 여성분은 일행이 만년설까지 보러 올라갔다고 기다리고 계신다고 했다. 약 20분 정도 걸릴 거라고 했다는데 필자도 만약 이런 단체 여행만 아니었다면 더 올라가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프라이빗 투어가 조금 더 비싸서 선택하지 않았는데 이럴 때는 돈을 아낀 게 조금 후회도 된다.
산장의 2층에는 다인용 숙소가 보였는데, 아무래도 제대로 등산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근데 칼바람이 숭숭 들어오는데 나라면 여기서 잠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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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운 곳에 화장실도 밖에 있어요. 그래도 화장실이 있는 게 어딘가 싶기도 하고요. 물은 나오지 않으므로 물티슈 등을 준비하셔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어서 2층까지 올라가 보면서 대한민국 국기를 찾아다녀 보았는데 이제는 치웠는지 우리나라 국기가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아쉬운 김에 맨유 깃발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드디어 모두 다 도착한 일행들 이제 막 도착하신 분들이 몸을 충분히 녹이고 나면 다시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기 전에 올라온 기념으로 단체 사진은 필수죠! 어깨동무한 파란색 외투의 친구가 나랑 눈만 마주치면 사진 찍어줄지 물어봐 주고 열심히 찍어줘서 고마웠다. 사진의 결과물은 음… 아무튼 고마웠다. 그러고 보니 우리 일행은 총 16명인데 여기까지 올라온 건 절반 정도인 9명뿐이었다.
내려오는 길
당연하지만 내려오는 길은 힘들지도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는 길이었다.
명칭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것이 구름 속에 있으니 구름이라고 해야 할지 피부에 닿으면 따가우니까 눈이나 우박이라고 해야 할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신기했다. 조금만 내려가면 무려 적도의 태양이 떠 있는 밝은 대낮인데 눈에 보이는 얼음 결정들이 날아다닌다니요
어라? 뭔가 위의 사진과 비교했을 때 위화감이 드는데요. 그리고 얼마 안 가 일행들 사이에서 탄성의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정말 신기하게도 단 몇 초의 사이에 시야를 한참 가리던 구름이 사라져 버렸다. 그건 그렇고 내가 내 표정을 보는데도 매우 신나 보인다.
240도 파노라마 코토팍시 화산 하이킹
올라갈 당시에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던 산장도 보이고 만년설이 덮여있던 코토팍시가 순식간에 얼굴을 드러냈다. 그 와중에 기습 퀴즈 아래 사진에 필자는 어디에 있을까요?
정말 잠깐의 타이밍이었지만 그래도 내려가기 전에 볼 수 있었기에 좋았다.
임무 완료다 만세! 심 아니고 산봤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말 짧은 순간에 다시 구름으로 뒤덮였다. 정말 산 위의 날씨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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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바람이 불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던 것이 까딱 균형을 잃으면 절벽 아래로 떨어질까 봐 매우 조마조마하긴 했었다.
어쨌든 버스에 후다닥 도착해서 오르자 먼저 버스에 탑승해 있던 일행들이 환호하며 손뼉 쳐줬다. 뭐, 엄청 어려운 등산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어쨌든 뿌듯했다.
림피오푼고 호수
고도 3,880m에 있는 호수로 내리자마자 아름다운 코토팍시 화산의 풍경에 넋을 놓았다. 내가 지금 저런 곳에 올라갔다가 온 게 맞나?
240도 파노라마 코토팍시 화산 전경
호수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화산과 함께 어우러지는 전체적인 풍경은 진실로 아름다웠다.
240도 파노라마 림피오푼고 호수 전경
호수에 있는 정자에서 찍은 사진도 아름다웠다. 티구아 화풍의 갤러리에서 찍었던 코토팍시 화산이 문득 생각나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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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이 정말 큰 것 같다. 하지만 단체 여행이자 일일 관광이라서 이곳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약 20분뿐인 것이 또다시 아쉽긴 했다.
자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아쉬워서 항상 돌아갈 때는 꼴찌로 도착하는 필자
론다도르 코토팍시
깜짝 퀴즈 사진 속 말은 몇 마리일까요? 아무튼 이렇게 광활한 지대에서 자라는 말들은 실로 자유로움을 느낄 것 같다. 표지판에서 보았던 이 장소의 이름은 Grassland였다.
이곳에서는 양들이 저렇게 일반 거리를 돌아다닌다.
도착한 점심 식당은 론다도르 코토팍시 식당으로 킬로토아 호수 투어 중 그저 일행들을 픽업하기 위해 들렸던 곳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코토팍시 투어 동선의 일부였다.
점심으로 나온 수프는 두부, 현미, 감자, 당근 등을 재료로 사용했고 담백하고 맛있었다.
돼지고기는 새콤한 소스 맛이 났고, 뼈가 중간중간 섞여 있기도 하고 질겨서 잘 안 썰려서 먹기가 어려웠다. 감자튀김은 평소에 좋아하질 않아서 많이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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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일행들로는 미국에서 오신 어머님 두 분과 역시나 미국에서 왔다는 커플이 있었고 미국에서 일한 적 있다는 페루 국적 쉐프 청년이 함께 앉았는데 미국 어머님들이 굉장히 수다스러우셔서 조금 힘들었다. 커플의 경우 여성분은 하이킹 이후에 컨디션이 안 좋다고 침묵으로 일관하셨고, 남성분은 젊은 시절 로빈 윌리엄스를 닮으셨는데 어머님들의 수다에 꽤 잘 응대하셨다. 그리고 내 옆에 앉은 페루 청년도 꽤 수다스러워서 식사 시간 내내 시끌벅적했던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 앞 마당에 나가니 알파카, 오리로 보이는 새 등 동물농장이 펼쳐져 있었고 가이드가 미리 당근을 준비해서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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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모양의 초록색 잎을 가진 식물이 신기해서 찍어보았다.
돌아오는 길
일정을 끝마치고 키토로 돌아오는 길 젖소들이 평화롭게 초원을 거닐고 있다.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16명을 모두 각자의 픽업 위치에 내려주어야 했기에 또다시 약 1시간 키토를 빙글빙글 돌아야 했지만,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하는 기분을 즐겼다.
드디어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오늘 투어는 사실상 코토팍시 국립공원만 다녀온 것이지만 굉장히 알차게 느껴졌다.
여행 경로
여행 경비
경비는 1인 기준이다.
2025.09.09 | 현지 통화 | 원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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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팍시 화산 투어비 | 53.47 USD | 75,816원 |
아침 식비 | 5.5 USD | 7,644원 |
화장실 사용료 | 0.25 USD | 347원 |
핫초코 | 2.5 USD | 3,474원 |
점심 식비 | 6 USD | 8,339원 |
총합 | 67.72 USD | 95,62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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