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biche Los Pinos 식당
유난히 밝았던 아침,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에 코토팍시 화산마저 환하게 나를 반겨주는 거리에서 우버를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했다. 맛있는 Encebollado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고 추천받은 곳으로 공원 근처의 큰 도로에서 꺾은 후 조금 깊숙이 들어와야 발견할 수 있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근처 운동장에서 여성분들의 풋살 경기를 구경했다. 풋살처럼 팀당 총 6명씩 뛰었는데, 운동장이 내가 알던 풋살 경기장의 크기가 아니라 거의 축구 경기장 크기보다 약간 작은 정도 같아서 풋살하기엔 너무 큰 게 아닌가? 싶었었다.
직장인이나 일반인 중에도 취미로 축구에 진심인 여성분들이 많다던데, 확실히 축구의 대륙 남미인가 싶었다.
Encebollado는 에콰도르식 해장국으로 참치와 같은 흰살생선, 식감이 감자와 비슷하지만 좀 더 단단한 yuca를 삶아 만든 생선국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비린 느낌은 전혀 없고 오히려 약간 시원한 국물 기반에 새콤한 신맛이 살짝 나는 정도였다. 보통 옥수수, 바나나, 빵에 곁들여 먹고 취향에 따라 국물에 라임을 더 추가하여 해장한다고 한다.
적도 박물관
오늘의 목적지인 적도 박물관은 바이센테니얼 공원 기준으로 약 30분, 카롤리나 공원 기준으로 약 40분 정도 거리로 체감상 마리스칼 수크레 공항과 비슷한 거리에 존재했는데, 우버 가격은 절반 이하라는 게 의문이었다.
입구 및 과거 주거 형태
아이들의 방학이어서 그런지 줄 서 있는 가족 손님이 많았던 Boleteria
과거 남미 조상들이 살던 집이라는데 뭔가 한국의 초가집 같기도 하고 지구 반대편에 살던 인간의 삶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게 신기했다. 기둥 사진의 그림은 과거 사람들이 태양을 표현한 그림이라고 한다.
![]() |
![]() |
![]() |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양식이었던 옥수수. 전시용으로 오래 걸려있어서 그런가? 안에 옥수수심이 빨간색인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아닌가…?
![]() |
![]() |
라마 한 마리의 털을 통으로 쓴 듯한 침대. 전기장판도 없었을 그 시절에 유일한 난방 수단이었으리라.
![]() |
![]() |
음 뭔가 이국적이라기보다 꽤 정겨운 느낌의 배경들인데…
![]() |
![]() |
우리나라의 가마솥같이 보이는데 돌 위에 밥을 지어 먹었다고 한다.
커피를 내릴 때 쓰는 거름막이라는데 실제로 지금도 사용하는 가정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관광열차
오래된 집들을 지나 들어온 경기장 같은 건물. 한 오케스트라가 관중 없이 연주 중이었는데 오후에 야외 다른 장소에서 또 연주하시는 것을 보았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아마도 리허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이 건물이 소와 투우사의 쇼를 볼 수 있는 투우장 이었다고 한다.
경기장을 나와서 걷다 보니 보이던 열차. 전시용이 아니고 실제로 무료로 탑승하여 적도 박물관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관광열차였다.
열차 탑승을 위해 기다리던 중 보이던 남동생을 위해 그네를 돌려주는 여자아이
사실 적도 박물관이 기념비를 중심으로 그렇게 크지 않아서 열차는 한 바퀴에 약 5~6분 정도 걸렸었다.
수제 맥주 박물관
다음 장소로 맥주 박물관에 들어가던 중 낯익은 언어를 발견했다.
다른 나라는 없는데 한국어 해설이 존재해서 매우 반가웠다. 적도 박물관 곳곳에서 이런 QR코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박물관이라기엔 매우 작고 소소해서 더운 날에 가볍게 시음으로 목을 축이시러 들르시면 될 것 같다.
맥주를 내리는 중(?)인 직원
세계의 중심에서 마시는 맥주라니 뭔가 거창한 것 같기도 한데… 아마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갈수록 도수가 높아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3.5도에서 10도까지 다양했다.
맥주를 마시는 내내 어딘가에서 들어봤음 직한 음악에 기타를 덧대어 연주해 주신 기타리스트. 옆에 계시는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그루브를 타시고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쳐주고 자리를 떠나기 전에 당연한 듯 연주에 대한 값을 치르고 가는 문화가 신기했다.
팁을 드리며 함께 찍은 사진 왠지 모르게 닮은 것 같기도…?
기념품 가게
다들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는 들어보셨죠? (아니, 그건 달걀을 깨서 세우는 건데요?) 아무튼 어떤 원리인지는 몰라도 중심으로부터 남북으로 2.5km 반경 안에서는 어떤 자기장의 현상으로 인해 달걀이 저렇게 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해봤는데요? 저는 잘 안되더라고요. 여기 세우고 10초간 버티면 작은 선물을 주신대서 열심히 했건만… 근데 기분 탓인지 달걀 중심에 무언가 당기는 힘이 느껴졌던 것만 같아서 신기하긴 했다.
실패하고 파나마모자나 한번 써보는 중
raqeri cacao 카페
옆에 카카오 박물관이라고는 하는데 아이들 놀이터인 듯 보여서 바로 카페에 들어와 봤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실제로 에콰도르에서 생산된 카카오들임이 확실하지만 가공, 제조는 유럽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초콜릿들은 유럽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약간 에콰도르는 이런 부류의 산업들이 많은데 원유를 생산하는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정유 공장의 규모가 충분하지 않아 정제된 석유 제품을 일부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 |
![]() |
![]() |
적도 기념비
위도 0 세계의 중심임을 기념하는 기념비
태양광이 적도에 도달할 때 가장 가깝게 수직으로 도달한다던데, 진짜 적도라 그런가 태양이 파랗게 보일 정도로 밝았다.
북쪽도 남쪽도 아닌 중심에 한 번 서보았습니다.
기념비 안에 입장하면 에콰도르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이 존재한다. 판초를 비롯하여 화려한 원주민 복장들
![]() |
![]() |
![]() |
![]() |
옥상에 도달하면 적도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존재한다. 저 노란색 선을 기준으로 지구의 북쪽과 남쪽이 구분된다니 마냥 신기할 뿐
다윈의 진화론에 발상지 갈라파고스 군도의 지도. 에콰도르에서 지내는 동안 꼭 가봐야 할 텐데! 따뜻한 곳에서 서식하는 갈라파고스 펭귄도 꼭 보고 싶다.
프랑스 전시관
에콰도르에 존재하는 정확한 적도를 측량하기 위해 방문했었다는 프랑스, 스페인의 탐사단이 사용했다는 도구들
![]() |
![]() |
![]() |
문제는 당시 그들이 측량한 적도가 사실은 틀렸다는 것이다. 철석같이 믿었던 적도의 위치는 정확히는 기념비가 아니라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학교 근처라고 한다. (그래서 그 주변에 새로 박물관을 지었다고…)
천문관
천문관에 입장하기 위해선 몇 분 동안 대기해야 했는데 그 이유가 입장하면 대략 10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태양계의 행성들을 탐험하는 시뮬레이션을 상영해 준다.
무슨 새인지 모르겠는데 노란색으로 귀여웠던 새
적도 박물관 탐방 끄-읕! 나오는 길에 보이던 많은 노점들
Sweet & Coffee 카페
에콰도르 커피로 말랐던 목을 축이고 대화를 나누는 데, 행상인들이 수차례 와서 자꾸 대화 흐름이 끊겨서 금방 나왔다. 보통 가게에서 막는다고는 하는데 오늘은 바빠서 못 막았나?
Tasty Korean Food 식당
저녁 식사로 방문했던 한식당 잡채 메뉴 1개를 시켰는데 두 명인 것을 확인하고 미리 접시 두 개로 나눠주셔서 좋았다. (근데 잡채 이게 둘로 나눈 양이 맞나…?) 제육 덮밥도 그렇고 머나먼 이국에서 진짜 한국의 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 |
![]() |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할 겸 끼센뜨로 몰을 걷던 중 줄이 줄어들지를 않던 가게 나중에 너무 궁금해서 뭔가하고 들려서 봤는데 특별 할인 행사를 했던 것 같다.
여행 경비
경비는 2인 기준이며, 돌려받은 숙박 보증금을 제외하고 계산한 금액이다.
2025.08.30 | 현지 통화 | 원화 |
---|---|---|
우버 택시 교통비 | 2.72 USD | 3,775원 |
아침 식비 | 15 USD | 20,850원 |
우버 택시 교통비 | 7.27 USD | 10,106원 |
적도 박물관 입장료 | 10 USD | 13,900원 |
열쇠고리 기념품 | 1 USD | 1,390원 |
맥주 시음 | 7.01 USD | 9,741원 |
초콜릿케이크 | 5 USD | 6,950원 |
우버 택시 교통비 | 11.16 USD | 15,515원 |
카페 | 8.01 USD | 11,133원 |
저녁 식비 | 26.03 USD | 36,184원 |
총합 | 93.2 USD | 129,544원 |
Comments